어제 저녁 요즘 유행한다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보았다. 감동적이라는 6편만을 보았다. 6편만을 봤을 때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고지’라는 죽음을 예고하는 절대자의 대리인스러운 존재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것을 집행하는 집행자 3개체가 나타난다. 나타나는 방법은 다분히 비현실적으로 갑톡튀이며.. 요란하게 대상자를 괴롭히다가 강력한 에너지원에 의하여 재와 유사한 것으로 형태 변화를 시킨다. 그리고 사라진다. 6편은 이렇게 고지를 받은 대상자 중 최연소라고 할 수 있는 신생아와 이를 둘러싼 이야기가 전개된다. 신생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동안 고지를 받은 대상자는 대부분 살면서 충분히 나쁜 일 한 번쯤을 저질러 보았을 그런 어른들이 주된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어린아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지에 대한 갈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이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내 생각으로는 ‘악의 문제’에 대한 심각한 생각 없이 이 개념을 적당히 차용한게 아닌가 싶다.
마음에 들지 않는 첫 번째 부분은 신생아에 대한 고지가 실패했다는 점이다. 고지를 하는 대상이 전능한 존재라면 고지가 항상 성공해야 할 것이나, 그렇지 못했다. 전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고지를 집행하는 덩치 큰 녀석들이 결국 예정된 시간에 신생아를 죽이는데에 실패했다. 이 전능하지 못한 존재에 휘둘리는 인간들에 대한 비판도 별로 없다.
두 번째, 고지의 집행자인 3인방이 왠만한 주먹질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보다 강력한 공격에는 효과가 없을 것인가? 화약 기반의 무기가 고지 대상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 날탄(APFSDS)으로 공격을 해보았으면 어떨까? 그 동안 여러 대상자에 대한 고지가 있었으니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짜피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피해자 주위로 무자비한 날탄 공격을 해서 보다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신생아를 엄마 아빠가 둘러싸서 막았다는 이유로 신생아가 생존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정도의 적당한 공격력을 지닌 대상에게 보다 강력한 공격이 먹히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전능하지 못한 존재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모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