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는 다음의 2가지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 악법도 법인가?
– 악법도 법이라면 법을 집행한 사람은 죄가 있는가?
2차 대전 종전 이후 나치 독일은 전쟁 범죄자 재판인 뉘른베르크 재판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내가 모티브라고 한 이유는 재판에 등장하는 피고 4인이 가명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은 5명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재판장. 헤이우드 판사. 그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재판장을 맡았다. 누구도 원하지 않은 이유는 재판측 피고가 독일 나치 치하의 법무부 종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법에 따라 행동한 그들이 유죄인가 무죄인가 하는 부분은 법리적인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언스트 야닝. 4명의 피고측에서 가장 말이 없다가 후반부에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1935년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그 이전에는 뛰어난 법학자로서 그가 저술한 책이 세계 여러 대학에서 교재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힌다.
세 번째는 피고측 변호사. 변호사로서는 매우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재판장에 서야할 일이 있다고 하면 이 사람을 변호사로 선임하고 싶다. 적어도 최소한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네 번째는 원고측 검사. 그는 나치 독일의 육군 대령이다. 여러 수용소들을 해방시키는 것에도 참여했다.
다섯 번째는 베르트홀트 부인. 그녀는 사형받은 독일군 장성 남편이 있었다. 영화에서 헤이우드 판사가 독일 거주시에 살게 된 관사의 이전 주인이었다. 물건을 가지고 오는 중에 헤이우드 판사와 알게 된다. 그에게 여러 독일 문화에 대하여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언스트 야닝은 재판의 시작부터 종반부에 이르기까지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와중 변호사가 증인을 매우 공격적으로 다루자 그제서야 침묵을 깨고 진술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정말로 굉장한 변론을 한다. 후반부 중요 논점인 펠덴슈타인 사건을 이야기한다. 이 펠덴슈타인 사건이 실제 사건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이 사건이 바탕이 된 뉘른베르크 법의 피해자가 한 둘이 아닐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비슷한 실제 사건은 반드시 그리고 수 많이 존재했을 것 같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야닝은 헤이우드 판사를 만난다. 그리고 정말 자기는 수백만명이 처형 당했음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헤이우드 판사는 야닝이 처음으로 사형을 선고한 펠덴슈타인 사건의 피해자가 무죄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양심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