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byun1114

  •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인체유래물 연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인체유래물 연구 중 체외진단기기에도 생명윤리법의 적용을 받아서 연구를 해야 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많은 시간, 돈,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그래서 여러 민원이 발생했는데, 관련 부분을 따로 분리하여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의 2019년에 제정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법률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를 띄워주기 위한 것 같다.

    먼저 잔여검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잔여검체의 법률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의료기관에서 치료 및 진단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인체유래물

    생명윤리법 제42조의2(잔여검체의 제공 등)제1조

    혈액, 소변, 대변 등의 검체를 채취하고 처방된 검사를 수행한다. 그런데 보통은 검체가 남는다. 자동화된 검사 장비 개발과 적절한 검체 준비를 고려하다보면 검사에 사용되는 양보다 많은 검체를 채취하게 된다. 특정한 물질의 존재 여부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을 염두해 두고 생각을 해야 한다. 적절한 검체량보다 적게 된다면 검사를 못하게 되거나, 오류가 발생하거나 혹은 검사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실제 검사에 소모되는 양이 아닌 향후 검사 진행에 필요한 적절한 양을 채취한다. 절대로 연구 등을 위한 추가 채취는 있어서는 안된다.

    남은 검체로 다른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보통 문제가 되는 부분은 채혈 용기에서 검사 장비로 옮기는 첫 번째 과정이다. 자동화된 검사 장비의 경우 일정한 양이 있는 것을 전제로 검사 과정이 수행되고, 적절 기준이 모자라면 검사 오류가 발생할 뿐이다. 소위 말하는 피펫팅 과정을 수작업으로 할 수 있으면 왠만한 검사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잔여검체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기증자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잔여검체를 인체유래물은행을 통하여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잔여검체를 인체유래물은행에 제공하려는 의료기관은 제공 대상이 되는 인체유래물을 채취하기 전에 피채취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서면으로 고지하여야 한다.

    생명윤리법 제42조의2(잔여검체의 제공 등)제2항

    체외진단의료기기법도 역시 서면동의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2번째 문장에서는 서면동의 면제를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먼가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진단ㆍ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검체를 임상적 성능시험에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검체 제공자로부터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서면동의를 받을 것. 다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면동의를 면제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7조(임상적 성능시험 등)제3항제4호

    생명윤리법의 서면동의 면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체유래물연구의 서면동의 면제에 관하여는 제16조제3항을 준용한다. 이 경우 “연구대상자”는 “인체유래물 기증자”로 본다.

    생명윤리법 제37조(인체유래물연구의 동의)제4항

    생명윤리법 제16조제3항을 그 중에서 제2호를 본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기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연구대상자의 서면동의를 면제할 수 있다. 이 경우 제2항에 따른 대리인의 서면동의는 면제하지 아니한다.

    생명윤리법 제16조(인간대상연구의 동의)제3항

    연구대상자의 동의 거부를 추정할 만한 사유가 없고, 동의를 면제하여도 연구대상자에게 미치는 위험이 극히 낮은 경우

    생명윤리법 제16조(인간대상연구의 동의)제3항제2호

    연구대상자에게 추가 검체를 얻지 않는다면 동의 면제가 가능한 것이다.

    동의를 하는 것을 기본에 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한데… 이건 뭐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본다.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로 유명한 소설이다. 그 유명세 때문에 이 소설을 찾아서 보았다.

    일단 이 책을 재미있게 보려면 블레이드 영화만 보면 된다. 1982년 영화를 봐도 되고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아도 된다. 영화를 보지 않고 보아도 좋다. 단, 이 책을 평한 어떠한 글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보기를 바란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평이 존재한다. 그러한 평들을 보면 대부분은 상당히 일반화된 어떤 정답과도 같은 평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평가를 보고 나서 이 책을 보면 몰입도가 많이 떨어진다.

    영화와 소설은 많이 비슷할 것 같지만, 일부 개념만을 차용했을 뿐 전개는 상당히 다르다.

    소설에서 ‘양’은 주인공이 열심히 일을 하는데 동기를 불러일이키는 그런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누구나 생명체 하나쯤을 키우는 것이 잘 사는 것에 대한 하나의 지표로 작용하는 세상이다. 돈이 풍부하면 진짜 양을 키울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정밀하게 실제 양을 모사하고 있는 기계 양을 키울 수도 있다. 제목에서 나오는 전기 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 책은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불러 일이킬 수 있는 명작임에는 분명하다.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오후에 잠깐 시간이 나서 이 영화를 보러 갔다. 더 재미나는 영화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내 취향과 시간대를 고려하면 달리 선택이 없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하여 몇몇 자리는 앉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내부에서 음료수는 마실 수는 있으나 음식은 안된다고 한다. 금지할 것이면 다 금지하던가 하지 먹을것은 되고 음료수는 되지 않는 이유는 모르겠다.

    철이 덜 든 스파이더맨 때문에 답답한 진행이 된다. 마지막 부분이 되어야 좀 철이 든 스파이더맨 덕분에 볼 만했다.

  • 행운에 속지마라

    행운에 속지마라

    블랙 스완, 안티프래질의 저자인 나심 탈레브의 초기 저서인 Fooled by randomness 을 보았다. 초기작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안 유명해서 번역이 안되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보는 여러 사실들이 사실은 우연이 겹쳐서 생긴 일 일수도 있다는 내용을 주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러한 우연히 지배하고 있는 현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품위에 촛점을 맞추라고 한다. 불행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분노 같은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의연한 자세를 맞이하라는 것이다. 본문의 거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행운의 여신도 어쩌지 못하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당신의 행동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집필 후기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제시한다.

    남에게 댕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마라.

    나머지는 모두 주석에 불과하다.

    어디서 많이 보던 글 같지 않은가? 논어 위령공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해서 이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

    몬테카를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몇 번 이용해 본 적이 있다. 몬테카를로 그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난수 생성을 어떻게 하느냐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결과를 해석해야 할 때에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 저서라서 그런지 어투가 상당히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