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문화 생활

  • 햄릿, 최종철 옮김

    안 읽어 본 사람은 많을지라도, 제목은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하나인 ‘햄릿’을 읽어 보았다.

    이 책의 단점을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각주가 있는데, 작품 해석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앞 부분에서 읽어보지 말았어야 할 각주를 하나 골라보면, 햄릿의 아버지지는 고해성사를 받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 성을 배회한다는 것이다. 이 각주를 보지 않았다면 복수극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재미있는 주제가 졸지에 기독교 문화로 바뀌고 복수극의 강도가 약해진 것 같다.

    줄거리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을 내용이니 내 감상을 좀 적어보겠다.

    •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예비 장인어른을 죽였다. 그로 인하여 결혼할 뻔한 사이인 오필리어 죽음에 원인을 제공하였다. 결투 과정에서 예비 동서도 독이 묻은 칼로 상처를 입힘으로써 죽게 만들었다. 편지를 위조하여 배신한 친구들을 죽게 만들었다. 아버지를 죽게 만든 현재 왕인 아버지의 동생도 죽였다. 독이 든 잔을 마시고 어머니가 죽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독이 묻은 칼에 의한 상처로 인하여 죽는다. 이렇게 다 죽은 다음에 덴마크 왕위는 노르웨이 왕자에게 넘어간다.
    • 로미오와 줄리엣은 두 가문의 화해라는 결말이 있는 반면, 햄릿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 죽어 버려서 끝나게 된다.
    • 복수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지 의문이 든다. 아버지의 살해와 어머니의 변절(?)로 충격받아 실성한 아들의 살인극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미친 햄릿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노르웨이 왕자의 존재가 오히려 합당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햄릿은 여러 판본이 있다고 한다. 의사 국시나 전문의 시험 복원을 위하여 참여 인원들이 문제를 외워서 유출하였듯이 연극에 참여한 인물이 해당 내용을 유출한게 아닌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To be, or not to be에 대한 무수히 많은 해석이 존재하는 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할 수 있는 한, 이 책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김화영 옮김

    고원 지대를 산책하던 사람이 나무를 심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아내도 하나뿐인 아들도 잃고 홀로 고원 지대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매일같이 꾸준히 나무 씨앗을 심었다. 1년 동안 심은 나무가 말라 죽은 적도 있지만, 그는 계속 나무를 심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나무를 심었다. 세계대전도 그는 모르고 지나갔다.

    숲이 자라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나무를 심었다. 폐허가 된 마을에는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린 집은 새롭게 지었다. 젊은 부부들도 살기 시작했다.

    시냇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연못도 생겼다.

    갈로로만(Gallo-Roman, 로마가 프랑스를 점령하던 시기) 시기의 낚시 바늘 유물이 발견된 곳이었지만,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는 급수탱크가 필요한 곳이었던 그 곳은 20세기의 낚시 바늘이 발견될 수 있는 곳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누군가의 꾸준한 노력은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간결하지만 좋은 책이다.

  • 쇼펜하우어 문장론, 김욱

    쇼펜하우어.

    철학자로서 이름은 유명하지만, 수능 공부하던 시절에 들었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63세 때의 저작인 ‘여록과 보유 Parerga und Paralipomena)에서 일부 내용을 옮기고 제목을 저자가 정한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글, 글쓰는 행위, 독일어에 대한 생각, 독일어를 바람직하지 못하게 변화시켜서 사용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 독서에 대한 관점 등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짤막하게 제시하고 있다.

    어느 시절에나 마찬가지였겠지만 1800년대에는 그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출판물이 늘어났을 것이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글들도 많았을 것이고, 자기 만족을 위한 글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엄밀한 규칙이 있는 독일어 문법에 벗어나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로 가면 쇼펜하우어의 문장 노트 2페이지와 독서 노트 1페이지가 있다. 짧게나마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문장 노트 중 한 문장은 지난번에 언급하였다. 이번에는 독서 노트 내용 중 한 문장을 언급해 보도록 하겠다. 원문은 찾지 못했다.

    독서의 진정한 가치는 읽고 생각하는데 있다.

  • 쇼펜하우어, 문장론, 김욱 옮김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글처럼 쉬운 것은 없다. 반대로 중요한 사상을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글을 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