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byun1114

  • 레이징 불

    실제 미국 복싱 선수인 제이크 라모타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영화 앞부분과 끝 부분에 나오는 곡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전주곡의 사용이 매우 유명하다. 끝 부분은 노래만 나올 뿐이지만 앞부분은 슬로우 모션과 함께 나오는데, 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세계 챔피언이 될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되었지만, 본인의 성격 때문에 몰락하고만 그런 한 남자의 이야기.

  • 여성의 대의

    우리 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그런 사회에서 엔지니어를 꿈꾸는 어린 딸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였다.

    지젤 알리미 (Gisele Halimi). 프랑스에서의 그녀의 업적으로 보면 한국어로 된 자료가 좀 더 많아야 할 것인데, 놀랍게도 자료가 매우 부족하다. 그녀가 얼마나 안(?) 유명한지 알고 싶다면, 구글에서 이 분의 이름을 검색해 보자. 한국어로 검색을 하면 위키피디아나 기타 위키 사이트가 없다. 영어 위키도 내용이 짧다. 프랑스어 위키를 참고해야 그나마 자세한 삶을 알 수 있다.

    그녀는 딸을 공부시킬 생각도 없는 부모 아래에서 성장하였다. 여자 아이가 집안 청소를 해야하고, 남자 아이는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차별에 대하여 단식 투쟁을 통하여 극복해 냈다. 공부를 위하여 부모의 지원 없이 튀니지에서 프랑스로 건너가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여러 재판에 참여하였다. 너무나도 많은 재판에 참여 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여자라는 이유로 재판 과정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하여 많은 사례들을 연구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에서는 특히 낙태와 관련된 재판들을 다루고 있다. 임신 출산으로 여자의 선택이 제한을 받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임신 중절을 여자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분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것에 따른 투쟁을 한 것이 아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낙태를 합법화 하기 위한 법률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발의해 줄 정당을 찾아서 실제로 법안이 효력을 가지게끔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기록해 두고 싶은 2구절이 있다.

    국민을 억압하는 나라가 자유 국가가 아닌 것처럼, 여성이 완전한 권리를 갖고 자유를 누릴 때라야 남성도 비로소 온전한 권리와 자유를 갖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 남성은 ‘남자답게’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갑갑했던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는 것이다. ‘남자답게’를 따르고 지키려고 애쓰느라 겹겹이 쌓였던 피곤함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269p

    또 다른 인상 깊은 구절

    우리는 우리 자신이 돼야 해요. 저마다 자기만의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이 된 여성에게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매력이 풍깁니다.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성이라면 그런 모습에 더 기뻐할 거에요.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사회의 고정관념, 다시 말해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의 이미지’를 거부한다는 의미입니다.

    251p
  • 업스트림

    이 책에서 말하는 업스트림이라는 것은 무제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사전 예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 이 책에서 유명한 여행 사이트는 익스피디아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다. 콜센터에 여행 일정표를 요구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전화 연락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못했다. 마케팅 부서는 고객을 열심히 끌어모았고, 제품팀은 고객이 여행 상품을 예약하도록 유도했고, 기술팀은 웹사이트를 잘 운영하고, 지원팀은 고객의 불만을 잘 해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이 전화를 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디에서 해야할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단 고쳐야 할 부분은 고쳐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항상 일정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럴 때에는 소가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고장난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다운스트림 방법이고, 소가 그러한 행동을 못하도록 하는 것은 업스트림의 방법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범죄예방국도 따지고 보면 업스트림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가능성’으로 처벌이 올바른가하는 별도의 문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것은 비정상을 정상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다. 업스트림 활동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의 질문을 먼저 해보라고 이야기한다.

    1. 밀물 테스트 – 단기적인 조치가 성공을 거둔다고 해보자. 업스트림 팀의 노력 외에 그 성공에 기여한 요소는 무엇인가? 그 요소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는가?
    2. 정렬 오류 테스트 – 단기적인 조치가 최종적인 임무 성공을 확실하게 보장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해보자. 그런 오정렬 상태를 최대한 빨리 알아내는 방법은 무엇이고, 대체 가능한 다른 단기적 조치는 무엇인가?
    3. 게으른 관료 테스트 – 누군가가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 조치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자 한다면, 그들은 무엇을 할까?
    4. 목표 훼손 테스트 – 지금부터 몇 년 후, 단기적인 조치는 성공을 거두었으나 장기적인 사명은 훼손됐다고 해보자. 어떻게 된 일일까?
    5. 의도치 않은 결과 테스트 – 단기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임무 자체도 성공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의도치 않게 우리가 한 일의 가치를 능가하는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됐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의 작업과 무관한 부분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저자는 또한 업스트림 활동을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 행동은 서두르고 결과는 인내하라.
    • 크고 중요한 일도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하라.
    • ‘알약’보다 ‘득점판’을 선호하라.
      • 이것은 설명이 필요한 항목이다. 알약이라고 하는 것은 효과가 좋은 어떤 방법이다. 이 방법도 효과는 좋지만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여러 편향을 제거하기 위해서 이중 맹검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면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어떤 약물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고, 중간에 연구 방법을 변경할 수도 없다.
      • 그에 반하여 득점판이라는 것은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농구 경기판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슬램덩크를 예로 들자면 북산과 산왕의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북산팀이 후반적 초반에 전혀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 감독은 여기에 지속적인 작전의 변화를 줌으로써 산왕의 존 프레스를 돌파하고 득점을 하는데 성공한다.
      • 알약과 득점판 방법 모두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확장을 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 방법은 실시간으로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알 수 있는 득점판 방법이 좋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 업스트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1979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수상작.

    나무위키에서는 동시기 최고의 전쟁 영화인 지옥의 묵시록이 작품상을 받지 못한 것을 두고 아카데미의 보수성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둘 다 보았을 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영화는 지금부터 40년도 더 전에 이혼 가정을 다룬 영화라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억압적인 남편(테드)을 두고 있는 조안나는 아들(빌리)을 두고 집을 나가버린다. 갑작스럽게 아이를 혼자 돌봐야 하는 테드는 정말 엄청난 노력끝에 빌리와 사는 방법을 터득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조안나가 집을 나가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무렵, 테드는 조안나의 흔적과 물품을 정리하여 창고에 보관한다. 하지만, 빌리가 엄마의 사진 하나를 옷장 속에 보관해둔 것을 발견한다. 그 사진을 보던 테드는 그 사진 뿐 아니라 조안나의 흔적을 빌리의 방에 그대로 보전한다.

    테드의 잘못은 아니지만, 정글짐에서 빌리가 떨어져서 눈 주위가 찢어서 10바늘 정도 꿰메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테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실수한 끝에 회사로부터 해고 당한다.

    엄마가 떠난 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하던 빌리는 밥 대신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으로 반항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조안나로부터 양육권을 되찾겠다는 연락을 받고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에 나선다. 부성보다는 모성을, 그리고 아내보다 조금 적은 연봉을 받는 회사의 근무등의 조건이 고려되어 테드는 패소하고 빌리는 조안나가 양육권을 가지게 된다.

    빌리가 테드는 떠나는 날. 그날 아침도 토스트이다. 조안나가 떠난 다음 날의 토스트와는 달리 테드와 빌리는 익숙하게 하나씩 하나씩 요리를 한다. 그리고 빌리는 아빠와 떠나는 수간까지 눈물을 글썽거린다. 그리고 약속한 시각. 조안나가 테드에게 1층에서 단 둘이 만나자고 전화를 한다.

    조안나는 자신이 양육권을 되찾기 위한 과정이 빌리를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테드로부터 빌리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테드는 조안나에게 자기는 1층에서 기다릴테니 빌리와 단 둘이 만나서 이야기 해라고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의 결말을 몇 가지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송의 결과에 순응하는 것이다. 조안나가 빌리를 데려가서 키우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조안나는 빌리의 방 벽지를 준비 못했다고 말한다. 자신이 아직 준비가 부족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다. 이 상황에서 빌리가 정말로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항소하는 것이다. 테드의 변호사는 이 경우 빌리를 재판장에 증인으로 세워야 함을 말한다. 테드는 이 옵션을 전혀 선택할 생각이 없다.

    마지막은 재결합이다. 부부의 오랜 친구와 같은 마거릿이 다시 남편과 만나기로 했다는 영화 끝부분의 이야기도 있기도 하고, 테드가 점점 변해가는 과정이 보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 서로를 할퀸 상처가 남아 있는데, 그것은 새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면 우선 빌리는 테드와 함께 살며, 조안나가 특별한 제한 없이 방문하거나 한다. 그리고 시간이 경과한 후 다시 같이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운을 남겼다는 것이 작품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까지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부성애를 좀 강조하는 그 정도 영화일 수 밖에 없다. 부성애를 좀 강조했다고 해서 지옥의 묵시록을 제치고 감독상을 받아야 할까? 부성애가 왜 강조되어야만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위해서는 조안나는 왜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갔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조안나는 본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안나의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부분은 테드가 혼자서 빌리를 키우는 과정에서 배워야만 했던 그런 요소가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