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문화 생활

  • 화에 대하여, 세네카, 김경숙 옮김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다.

    서문을 보면 편지글을 모은 형식으로 쓰는 것은 당대의 흔한 저술 형식이라고 한다. 1~2권과 3권의 시기가 다른데, 내용의 완성도도 다르다. 3권의 내용이 1~2권의 내용보다 더 완성도가 있는 것 같다.

    ‘화’를 설명하고 있는 것에만 그치고 있는 것에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를 내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것을 설명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쓰더라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 보아야만 그 진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매우 좋다. 단, 그와는 별개로 세네카는 권신으로서 대단한 권력을 누렸다고 한다. 그리고 고리대금업으로 사회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저서에 들어나 있지 않다는게 대단할 정도이다.

  •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키케로, 천병희 옮김

    각각이 키케로의 저서이다.

    나이들어가는 것과 우정에 관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은 문구들을 볼 수 있다.

    좋은 내용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에게 울림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나이들어가는 것과 우정에 관한 지혜를 얻고자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고의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아내에 대하여 적용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내용들.

  •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

    마지막 부분을 보면 저자는 아마 미국통계국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필을 깎는 것이 세컨잡일 것 같다.

    연필 깎는 행위를 정말로 다양한 방법에서 고찰하고 있다. 보고 있노라면 미친 사람 같다. 6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의 연필깎이의 존재도 있고, 아주 저렴하게 깎는 방법도 있다. 전동 연필 깎이는 극혐한다. 전동 연필 깎이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을 부수는 일 밖에는 없다.

    한 분야에 심도 있게 미치는 사람은 많이 있다. 나도 그런 방향으로 심도 있게 미쳐보고 싶다.

  • 종의 기원

    너무나도 유명한 책인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초판을 번역한 것이다.

    원제에서 조금 생략된 제목이다. 초판의 원제는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으로 책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다윈은 여러 관찰을 통하여 당시 널리 받아들여지던 창조설을 부정하고 있다.

    먼저 인간이 개입하고 있는 품종 개량을 이야기하고 있다. 품종 개량 과정을 통하여 특정 형질을 가지고 있는 개체들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변종 중에서는 생식 능력이 없는 것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게 왠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생식 능력의 유지는 점진적인 변이의 하나의 증거로 삼고 있다. 과도한 변이가 일어나면 생식 능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종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점진적인 변이가 있었음을 제시한다.

    정말 많은 방법을 통하여 식물의 씨앗이 퍼져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새들이 생각보다 오래동안 날 수 있기 때문에 새의 몸에 붙어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바닷물에서 오랫동안 있던 씨앗도 발아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이동 과정을 설명한다. 생뚱맞은 이런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세인트 헬레나나 어센션 섬과 같은 섬에서도 동물과 식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퍼져 나갈 수 있다면, 연속성이 없는 곳이 있더라도 그 지역에 살던 생명체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퍼져 나간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 과정이 과거에도 일어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기원이 되는 최초의 생명체라는 존재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이런한 모든 것의 기원이 되는 생명체에서 환경에 적합하게 바뀌어 가며 살아가는 것이 창조주의 뜻이 아니겠는가하는 이야기도 언급된다.

    예시가 매우매우 많아 읽기가 어렵지만, 논리 전개에 있어서는 좋은 책이다.